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끝내고, SK하이닉스와 독점 거래로 전환하게 된 배경을 들여다보자. 한미반도체는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의 후공정 장비를 독점 납품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자사 기술로 개발한 소잉 앤드 플레이스먼트(Sawing&Placement) 장비는 반도체 패키지 절단부터 검사, 세정까지 모든 공정을 하나의 장비로 처리하는 최첨단 기술로, 한미반도체의 대표 장비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크론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해당 장비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이는 한미반도체와 삼성전자 간의 갈등을 낳았다.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기술을 세크론에 불법으로 넘겼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21억원의 배상금을 받아내며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종료했다.
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와의 새로운 전환점
이후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를 대신해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삼으며,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장비인 TC본더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차지하게 된다. TC본더는 칩을 쌓을 때 정렬을 정확히 맞추고, 열과 압력을 가해 칩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중요한 장비다. SK하이닉스가 HBM(High Bandwidth Memory)을 생산하면서 TC본더의 수요는 급증, 이는 한미반도체의 매출 상승으로 직결되었다.
하지만 2025년 3월,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으로부터 TC본더를 공급받기 시작하면서 한미반도체의 독점 공급 지위가 깨졌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25% 가격 인상과 함께 유지보수 인력 철수 등의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하며 SK하이닉스와의 관계에 다시 한번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한미반도체, 기술 침해 소송과 가격 인상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에 대해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자사의 기술을 빼앗긴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대한 대응을 진행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TC본더는 그동안 한미반도체에 의존해온 SK하이닉스의 핵심 장비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한미반도체의 매출 60%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와의 독점 계약이 깨진 상황에서, 한미반도체는 과연 계속해서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의 ‘악연’, 그리고 관계 변화
한미반도체의 오너가 고령으로 사망하고 후계자가 회사를 이어받으면서, 삼성전자와의 관계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단이 빈소에 조문을 간 모습은 관계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이어진 갈등과 상처가 쉽게 치유될 수 있을지,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 한국 반도체 업계의 경쟁 상황은 매우 치열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간의 갈등은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를 넘어서 SK하이닉스와의 거래에서 가격을 인상하고 보복 조치를 취하는 상황은,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미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간의 미묘한 경쟁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해결될지, 그리고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업계의 큰 변동성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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