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요약

2025.03.28 현대제철 인천공장 가동중단의 비밀

잘사는법이.... 2025. 3. 28. 17:26

현대제철의 임금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3월 26일 하루, 총파업을 진행했다.

임급혐상에 추가적인 진전이 없으면, 4월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임금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성과급때문이다.

현대제철측은 노조에게 1인당 2,650만원(450%+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다.

반면에 노조는 현대차가 4,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으니, 우리도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3조7,019억원, 2023년 7조3,430억원에 이어서, 24년 12조2,4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익이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제철은 반대의 상황이다.

2022년 9,697억원의 당기순이익이 2023년 3,643억원으로 낮아지더니,2024년에는 649억원의 적자로 전환되었다.

649억원의 적자를 낸 곳에서, 12조원의 흑자를 낸 곳과 동일한 성과급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만 봐서는 노조가 말도안되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막을 뜯어보면 노조의 주장에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지점이 있다.

 

2022년 임단협이 불씨가 된 것이다.

2021년에 현대제철은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실적을 바탕으로 22년 임단협에서 기본금 300%에 성과급 1,330만원을 받기로 노사가 합의를 했다.

당시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6,616억원밖에 나지 않았다.

결국, 기본금 300%에 성과급 930만원(현금+주식)에 노사가 합의를 했다.

실적에서 앞선 현대제철이 현대차보다 400만원의 성과급을 더 받아간 것이다.

문제는 특별격려금에서 생겼다.

23년 2월, 현대차가 특별격려금 4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해서 현대제철과 지급액을 맞춰준 것이다.

이번에는 반대 상황이 되었다.

현대차는 12조원이 넘어가는 영업이익이 났고, 현대제철은 적자로 전환을 했다.

현대제철은 실적이 현대차보다 좋았던 시기에 동일한 성과급을 받았으니, 이번에도 동일하게 맞추라는 요구를 하고있는 것이다.

이름에는 현대가 붙어 있는데, 노사 공방은 현대스럽지 않아보인다.

현대제철이 적자로 전환한 이유는 중국산 철강이 저가로 들어오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린것이 원인이다.

한국 철강사들은 철근가격을 올리기 위해 생산량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4월 1일부터 국내 최대 철근 생산기지이자 본사가 있는 인천공장 가동을 한달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건설 성수기인 3월에도 철근 가격이 손익분기점인 t당 70만원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정기보수를 예년보다 길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산을 해왔는데, 이 정도로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라 아예 문을 닫은것이다.

다른 철강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2위기업인 동국제강은 3월말까지 철근판매를 중단하고, 4월에도 톤당 75만원이하에서는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철강과 환영철강은 4월에 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기로 했다.

철근 유통가격이 손익분기점인 톤당 70만원보다 아래인 67만2000원까지 내려가니, 팔수록 손해라는 입장인 것이다.

보통 3월은 겨울이 끝나고, 건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시기라서 건설 성수기가 시작된다.

올해는 부동산PF로 중견 건설사들이 계속 무너지면서 성수기가 실종되었다.

앞으로도 가격이 오를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줄 코멘트. 중국산 저가 철강이 밀려들고, 부동산PF 여파로 철근을 많이 소모하는 아파트 건설이 줄어들면서 한국 철강사들이 힘든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가동중단을 노사 파업에 대한 대응으로 봤는데,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원가구조가 더 큰 이유인듯하다. 노조는 생각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파업을 하면 회사는 "Thank you~"를 외칠것 같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