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망설이는 고스펙 남성들, 진짜 이유는 ‘취미’일까?
최근 몇 년 사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고스펙 남성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전문직, 혹은 명문대를 졸업한 남성들이 정작 연애와 결혼 시장에서는 소외되는 현상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들의 '스펙'은 높지만, 결혼 시장에서는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사례: “저는 그냥 캐릭터 좋아하면서 살래요”
어느 30대 남성 A씨는 고졸 이상의 학력과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성실한 생활 태도를 갖췄지만,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결혼을 포기한 것’에 가깝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취미 – 애니메이션 피규어 수집이다.
A씨는 500개 이상의 피규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어 능력시험도 자발적으로 취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니메이션을 자막 없이 보고 싶어서다.
피규어는 그의 ‘생명줄’이라 말할 정도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왜곡된 남성상”을 강요받는 사회
현대 사회는 남성에게 여전히 전통적 역할을 요구한다. 성실한 수입과 자산 형성, 가족의 생계 책임자, 그리고 아이 양육에 대한 준비까지. 하지만 A씨처럼 자신만의 취미에 몰입하는 삶을 택한 이들은 이런 틀에서 벗어난다. 문제는 사회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결혼 시장에서는 ‘경제력+책임감+사회성’이라는 틀에 부합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피규어에 수천만 원을 소비한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비현실적’이며 ‘미래가 불안한’ 신호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기행’으로 볼 수 있을까?
📊 데이터로 보는 변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혼인 건수는 꾸준히 감소세에 있으며,
특히 30대 초중반 남성의 결혼 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23년 한 해 기준, 30대 남성 중 결혼한 비율은 39.5%로, 10년 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개인의 가치 중심적 삶의 확대”로 분석한다.
특히 ‘취미에 충실한 삶’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는 결혼을 삶의 필수 항목으로 보지 않는다.
피규어든, 캠핑이든, 골프든, 자신의 시간과 돈을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사회적 인정과 취미의 경계
문제는 '취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예를 들어, 골프나 클래식 음악 수집은 고급 취미로 인정받는
반면, 만화, 피규어 수집은 여전히 유치하거나 비생산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이는 단순한 편견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취미는 결혼 시장에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어떤 취미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 결혼보다 취미를 선택한 세대
A씨의 마지막 말은 이 흐름을 가장 잘 요약한다.
“결혼을 하려고 애 쓰는 것보다, 내 캐릭터와 함께 사는 삶이 더 만족스러워요.”
이는 단순한 예외가 아니라, 취미가 정체성이 된 세대의 삶의 방식이다.
결혼이 개인의 행복을 위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
반드시 따라야 할 코스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A씨와 같은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 마무리하며: 결혼보다 ‘진정성 있는 삶’이 먼저
결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니다.
서로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함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다.
A씨의 삶을 비웃기보다, 그 삶이 존중받을 수 있는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가 필요하다.
이제 결혼은 누가 더 좋은 조건을 갖췄느냐의 게임이 아니라,
누가 더 진정성 있는 선택을 했는가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