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7 [메르요약] 엔화가 빠르게 강해지는 이유가 뭘까?
엔화의 반등, 단순한 반등일까?
– 일본 장기국채와 닌자개미의 귀환이 가져온 변화
작년 7월, 1엔당 856원까지 떨어졌던 엔화가 최근 1,000원을 돌파하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본격적인 '엔캐리 청산'? 아직은 아님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본격적인 청산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예전부터 일본국채 30년물 금리가 2.5%를 돌파해야 엔캐리 청산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일본 보험사 자금운용 책임자들의 종합적인 분석입니다.
최근 일본국채 30년물 금리가 2.59%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이 급락의 배경은 바로 기관의 일본국채 매수 증가입니다.
일본국채 수요 증가 → 달러 수요 감소 → 엔화 강세
일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위험이 있는 미국국채보다 금리가 2.5%를 넘어선 일본국채 매수가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 대신 엔화로 자산을 운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달러 수요는 줄고 엔화 수요는 늘어나며 엔화 강세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3개월 전 158엔까지 갔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46엔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엔화의 강세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일본 개인 투자자의 ‘복귀’, 그 주체는 닌자개미
환율 움직임에 또 하나의 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닌자개미’**입니다.
‘와타나베 부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해외투자 개인 자금 중, 미국 주식시장(미장)에 투자하는 개인을 이렇게 부릅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계좌는 일본판 ISA, **NISA(Nippon Individual Savings Account)**입니다.
2014년 도입된 이 제도는 금융상품의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줍니다.
2024년부터는 **‘신(新) NISA’**로 개편되어,
- 연간 투자한도: 120만엔 → 360만엔
- 총 투자한도: 600만엔 → 1,800만엔
- 비과세 기간: 5년 → 평생
으로 조건이 대폭 강화됐고, 2024년 상반기에만 신규 계좌가 303만 개나 개설되었습니다.
닌자개미의 전략적 ‘익절’과 일본 복귀
2024년 한 해 동안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NISA를 통해 10조 4천억 엔 어치의 미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미국 증시 상승 덕에 큰 수익을 거뒀고, 2025년 3월 말~4월 초부터는 이들이 대규모 익절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자금이 다시 미국채로 가지 않고 일본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그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6월에 발표할 예정인 대규모 국장(국내 증시)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흔싸귀비’ 효과: 달러는 흔해지고, 엔은 귀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흔싸귀비’로 요약됩니다.
익절한 자금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며 달러를 엔으로 환전,
→ 달러는 흔해지고 엔은 귀해지며
→ 엔화 강세가 촉진된 것입니다.
마무리 코멘트
아직 본격적인 엔캐리 청산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 일본 장기국채의 금리가 임계점(2.5%)을 돌파하며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고,
- 닌자개미로 대표되는 일본 개인자금도 미국에서 익절 후 일본 복귀를 시작하면서,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빠른 속도의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